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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모이 역사부터 줄거리 정리

by june350 님의 블로그 2025. 8. 6.

영화 말모이 주인공들
영화 말모이

영화 말모이를 보면서 '언어'가 단지 소통의 도구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9년 개봉한 말모이는 우리말, 특히 한글이 단지 글자가 아니라 정체성과 저항의 수단이었음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요즘처럼 다양한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에 이 영화는 보기 드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조선어학회의 활동을 다루며 일제강점기 속에서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실화 바탕의 영화, 말모이

영화 말모이를 보면 '조선어학회'라는 단체가 중심에 있고 주인공 김판수는 사전을 만들기 위해 학자들과 함께 고군분투합니다. 그런데 단순한 영화적 상상이나 각본 속 설정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단체와 인물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1921년, 우리말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지키기 위해 '조선어연구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단체가 있습니다. 이후 이름을 바꿔 '조선어학회'가 되었고 이들은 한글 맞춤법을 통일하고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는 일에 평생을 바쳤습니다. 지금 우리가 자연스럽게 쓰는 단어들도 사실은 이들의 손끝에서 정리되고 분류된 것이 많습니다. 말모이에 나오는 조선어학회 회원들은 대부분 실존 인물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이름이나 성격은 각색되었지만 당시 실제로 한글 사전을 만들다 투옥되거나 고문당했던 학자들이 존재합니다. 예를 들면 이극로 선생은 사전 편찬의 중심인물이었고 최현배 선생은 "우리말이 곧 민족의 정신"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교육에 힘썼습니다. 이윤재 선생은 일제 경찰에 체포돼 끝내 옥사한 분으로 영화 속 내용과 가장 밀접한 실제 인물입니다. 이 외에도 장지영, 권덕규, 김윤경, 이희승 같은 인물들이 함께 조선어학회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말모이'는 순우리말로 '말을 모은 것'이라는 뜻으로 지금의 사전 같은 것이지만 당시에는 단어 하나하나를 수집하는 일이 단순한 학문적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말과 글을 빼앗기면 민족 정체성도 사라진다는 절박함 속에서 이들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사전 작업을 했습니다. 

193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사전 편찬 작업은 1942년 일제가 조선어학회를 탄압하며 중 답 됩니다. 그 유명한 '조선어학회 사건'이 이때 벌어졌고 33명이 체포되고 일부는 목숨까지 잃게 됩니다.

인물을 통해 들여다보는 '말모이'

이 영화가 특별한 건 이야기 자체뿐 아니라 각 인물이 가진 서사와 변화를 통해 일제강점기 언어 탄압의 현실을 피부로 느끼게 해 준다는 점입니다.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 '우리말을 지키는 일'을 위해 힘을 모으는 모습은 단순한 영화 그 이상을 보여줍니다.

김판수(유해진)는 대표적인 인물로 까막눈에 전과까지 있는 그가 조선어학회에 들어가면서부터 점점 '말'을 지켜야 하는 이유를 깨닫고 변화합니다. 처음에는 생계형이었지만 끝에는 진심으로 '말모이'직업에 힘을 보탭니다. 유해진 배우의 연기가 이 변화 과정을 굉장히 현심감 있게 그려냈습니다. 그와 대조적인 인물로 류정환(윤계상)은 지식인 출신으로 냉철하고 원칙적인 성격이지만 김판수와 부딪히며 점차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냅니다. 임동욱(김홍파)은 조선어학회의 중추 역할을 하는 인물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통해 당시 어학자들이 어떤 사명감을 안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정순정(민진웅)은 극 중 유쾌함을 담담하면서도 실무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어 이야기의 긴장을 풀어주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김판수의 아들, 철진(조현철)과의 관계는 또 다른 축으로 세대 간의 갈등, 교육의 부재, 아버지로서의 책임 같은 주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일본인 형사는 억압의 상징이자 언어 말살 정책의 현실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입니다.  

줄거리 요약

1940년대 일제 강점기, 조선어 사용이 금지되고 있던 암울한 시대 까막눈에 전과까지 있는 김판수는 생계를 위해 조선어학회 사무실에 몰래 들어갔다 들키게 되고 결국 그곳에서 일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먹고살기 위해 시작한 일이었지만 학회 사람들의 열정과 신념에 영향을 받으면서 점차 마음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조선어학회는 사라져 가는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 '조선어 사전' 즉 말모이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 작업은 단순히 단어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나라와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려는 숭고한 저항이었습니다. 판수는 글을 몰랐지만 전국을 돌며 사람들의 입말을 모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렇게 조금씩 그는 '말'의 소중함을 깨닫고 말모이 작업에 진심으로 동참하게 됩니다. 하지만 일제의 탄압은 거세졌고 조선어학회는 결국 체포되고 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조선어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로 끝까지 싸웁니다. 영화는 한글을 지켜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마로가 글을 가진 민족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영화 말모이가 전하는 메시지

영화 말모이는 단순한 과거를 보여주는 시대극이 아닙니다. 이 영화의 중심에는 '말'이 곧 '존재'이고, '언어'는 그 민족의 정체성이란 강한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은 조선 사람들에게 남은 마지막 자존심이 바로 '우리말'이었습니다. 빼앗긴 땅, 무너진 교육, 바뀌어버린 이름 속에서도 사람들은 '조선어'라는 실낱같은 끝을 붙잡고 살아갑니다. '말모이'는 그런 시대에 이름 없이 사라질 뻔했던 단어들을 하나하나 모아 '우리의 말'로 지켜내려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까막눈 김판수처럼 평범한 인물조처 그 작업에 마음을 보태면서 관객은 깨닫게 됩니다. 이건 일부 지신인의 사명이 아니라 모두가 지켜야 할 '우리의 일'이구나 싶었습니다. 결국 이 영화는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말, 그 말이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아느냐", 누군가의 희생과 노력 덕분에 지금도 우리는 우리말로 웃고 울고 글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되새기게 합니다.  

영화 말모이 감상평

영화를 보면서 내내 마음 한편이 먹먹했습니다. 특별한 액션인 극적인 반전 없이도 '우리말'이라는 주제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진하게 와닿을 수 있다는 게 놀라웠습니다. 처음에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또 하나의 시대극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이었습니다. 까막눈이던 김판수가 한글을 배워가며 말모이 작업에 진심을 다하는 모습은 그냥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단순히 한 사람의 성장 이야기가 아니라 그 시대 평범한 사람들이 어떤 식으로 저항했는지를 보여줘서 더 깊게 다가왔습니다. 특히 그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우리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영화가 끝나고도 오래도록 마음에 남았습니다. 지금 내가 쓰는 말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영화를 보고 나면 절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을 지켜낸 사람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큰 빚을 지고 있는지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