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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긴 어게인 해석과 리뷰

by june350 님의 블로그 2025. 8. 9.

차를 배경으로 마주 보고 있는 남자와 여자
영화 비긴 어게인

영화 비긴 어게인은 뉴욕을 배경으로 음악이 사람의 관계와 삶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그린 작품입니다. OST와 명장면,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아 자세히 리뷰해 보겠습니다. 

영화와 첫 만남 그리고 한줄기 음악

"당신의 인생을 바꾼 노래가 있나요?" 저는 비긴 어게인을 처음 봤을 때, 이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사실 이 영화는 개봉 당시부터 OST가 화제가 됐었습니다. 라디오에서 'Lost Stars'를 우연히 들었는데 그 묘한 서정과 힘 있는 멜로디가 계속 귀에 맴돌았습니다. 곡이 좋아서 영화까지 보게 되는 건 흔치 않은데, 비긴 어게인은 그 첫 소절이 제 발걸음을 끌어당겼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음악 영화'라는 생각만 했는데 막상 보고 나니 단순히 노래 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음악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관계를 어떻게 엮어주는지에 대한 영화였습니다.  

존 카니 감독 그는 누구인가

비긴 어게인을 만든 사람은 아일랜드 출신 감독 존 카니입니다. 그는 이미 원스라는 영화로 음악 영화 팬들 사이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원스가 아일랜드의 작은 골목에서 시작된 노래와 사랑 이야기였다면 비긴 어게인은 무대를 뉴욕으로 옮겨 더 넓은 공간에서 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흥미로운 건, 존 카니 감독이 이 영화를 만들 때도 "진짜 음악이 영화 속에서 살아 움직이길" 바랐다는 겁니다. 그래서 OST 대부분을 배우들이 직접 부르고 뉴욕 거리와 옥상, 지하철 등에서 현장 녹음을 진행했습니다. 그 덕분에 영화 속 노래는 스튜디오에서 깔끔하게 다듬은 음악이 아니라 주변의 공기와 소음까지 함께 담겨 있어 더 현실감이 느껴졌습니다. 

음악이 만든 새로운 인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는 싱어송라이터로 오랜 연인 데이브(애덤 리바인)와 함께 음악의 꿈을 안고 뉴욕에 옵니다. 하지만 데이브가 솔로로 성공하면서 변해버리고 결국 다른 사람과의 관계까지 드러나 둘은 갈라서게 됩니다. 상심한 그레타는 친구의 권유로 작은 바에서 노래를  부르게 되고, 그 무대를 우연히 듣게 된 전직 음반 프로듀서(마크 러팔로)의 눈에 띕니다. 한때 잘 나가던 댄 역시 일과 가정 모두에서 위기를 맞은 상태였지만, 그레타의 솔직하고 담백한 노래에 잊고 있던 열정을 느낍니다. 두 사람은 값비싼 스튜디오 대신 뉴욕 곳곳의 거리, 옥상, 지하철 등에서 현장 녹음을 하며 앨범을 만들기도 합니다. 함께 음악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서 그레타는 자신감을 되찾고 댄은 다시 음악을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레타는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선택하며 새로운 시작을 맞이합니다.

뉴욕이 만든 영화의 분위기

이 영화의 숨은 주인공은 뉴욕입니다. 하이라인 파크, 브루클린 브리지, 차이나타운, 타임스퀘어 등 익숙한 장소들이 음악과 함께 전혀 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지하철 연주 장면과 브루클린 옥상에서 해질 무렵 촬영한 장면은 뉴욕이라는 도시가 가진 자유로운 에너지를 잘 보여줍니다. 존 카니 감독은 "뉴욕이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악기처럼 울린다"라고 표현했는데 실제로 거리의 소음,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소리까지 음악의 일부로 녹여냈습니다.

영화 속 명장면과 세 곡의 이야기

이 영화에서 가장 오래 기억에 남는 건 화려한 무대보다도 소박한 공간에서 울려 퍼지는 음악입니다. 첫 번째는 'Lost Strars'장면입니다. 작은 바에서 그레타가 기타 하나로 부르는 어쿠스틱 버전은 마치 일기장을 몰래 읽는 듯한 솔직함이 있습니다. 가사 속 "Please don't see just a boy caught up in dreams and fantasies"라는 한 줄이 그녀의 상황을 그대로 담아냅니다. 후반부 데이브가 부른 팝 버전은 반짝이는 조명과 세련된 편곡으로 완전히 다른 감정을 전달하는데 같은 곡이라도 부르는 사람과 방식에 따라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두 번째는 'Like a Fool'입니다. 그레타가 이 곡을 녹음하는 장면은 특별한 무대도 관객도 없이 오직 목소리와 기타만 존재합니다. 이 담백함이 오히려 노래 속 서운함과 체념을 더 깊게 전달합니다. 관계의 끝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남아 있는 애틋함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마지막은 'Tell Me If You Wanna Go Home' 뉴욕 옥상에서 연주하는 장면인데 석양을 배경으로 친구들과 자유롭게 음악을 나누는 모습이 영화의 분위기를 가장 잘 보여줍니다. 도심의 소음과 웃음소리가 음악과 어우러져 마치 뉴욕이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악기처럼 느껴집니다. 세 곡 모두가 단순한 OST를 넘어 등장인물의 심리와 관계 변화를 그대로 담아내며 비긴어게인이 왜 음악영화로서 특별한지 증명합니다.

이 영화가 남긴 진짜 여운

비긴 어게인은 단순히 음악이 좋은 영화가 아니라 음악이 사람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상처를 안고 있던 사람들이 한 곡, 한 프로젝트를 함께 완성하며 스스로를 회복하는 과정이 참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화려한 무대나 거창한 드라마 없이도 뉴욕 거리, 지하철, 옥상에서 들려오는 생생한 연주가 오히려 더 진솔하게 느껴집니다. 관객들은 "듣는 순간 기분이 좋아지는 OST"와 "뉴욕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영화에서 가장 큰 매력으로 꼽았고 특히 'Lost Stars'와 'Like a Fool'은 개봉 이후에도 꾸준히 플레이리스트에 남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저 역시 영화를 보는 내내 이어폰을 나눠 끼고 걷는 댄과 그레타의 장면이 머릿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말없이 음악을 공유하는 그 순간이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처럼 느껴졌습니다. 또, 그레타가 자신의 곡을 상업적 성공보다 진심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내보내는 선택을 하는 결말은 오래 여운이 남았습니다. 비긴 어게인은 제목처럼 '다시 시작하는 용기'를 노래하는 영화입니다. 실패와 상처가 있어도 좋아하는 무언가를 붙잡고 나아간다면 또 다른 길이 열린다는 걸 보여줍니다. 영화 속에서 그레타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 사람의 재생목록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어." 이 대사는 음악뿐 아니라 우리가 사랑하고 선택하는 것들이 곧 우리 자신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화려한 성공담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다시 사랑하게 되는 순간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저는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를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