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찮게 보게 된 영화 줄스, 어렸을 적 아기 공룡 둘리라는 영화를 보고 우리 집에도 둘리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둘리는 외계인은 아니지만, 고길동에게는 갑자기 나타난 외계인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만화라 그런지 둘리는 친근하고 귀여웠는데 이번에 본 영화 줄스에 나온 외계인도 굉장히 순수하고 귀여웠습니다. 어렸을 때 UFO 목격됐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는데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기에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어디 간에 분명히 존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 줄스는 이런 저의 마음에 상상을 자극한 동화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영화 줄스 줄거리
아내와 사별하고 외로이 살고 있는 밀턴, 가끔 딸이 집에 방문하는 것 외에는 항상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시의회가 열렸을 때마다 시민 발언권을 얻어 동네 표어를 바꾸자고 하거나 무단횡단을 하지 않도록 건널목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합니다. 같은 의견을 3번 정도 반복적으로 내며 주위 사람들은 밀턴의 치매를 의심합니다. 딸 데니스도 가끔 밀턴의 집에 방문에 화장실 서랍장에서 콩 통조림을 발견하며 아버지의 치매를 의심하기 시작합니다. 어느 날 밤 침실에서 잠이 들었던 밀턴은 굉음 소리에 눈을 뜨며 집 뒷마당으로 나가봅니다. 그곳에서는 우주선과 외계인 한 명이 쓰러져 있습니다. 곧바로 911에 전화에 집 뒷마당에 외계인이 나타났다고 말 하지만 장난전화 하지 말라며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딸에게 음성 메시지도 보내며 밖으로 나가 누워 있는 외계인에게 담요를 덮어줍니다. 아침에 다시 일어나 마당에 나가 보니 계단 옆에서 잠들어 있는 외계인을 발견합니다. 밀턴은 아침으로 이것저것 챙겨주기도 하며 외계인을 경계하기보다는 집에 온 친구처럼 이것저것 챙겨줍니다. 사과를 잘 먹는 외계인을 위해 마트에 들러 사과를 사며 마트 직원에게 집에 외계인 산다고 말까지 합니다. 밀턴은 시의회에서도 외계인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만, 다들 밀턴을 이상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 정말 외계인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밀튼은 외계인에게 집안 곳곳을 소개해줍니다. 항상 적적하게 홀로 생활하던 밀턴은 외계인의 방문을 오히려 반기는 것 같았습니다. 어느 날 같은 동네 사는 샌디는 집에 프린터가 고장 났는데 밀턴에게 프린터를 사용할 수 있냐고 전화를 합니다. 밀턴 집에 방문한 샌디는 외계인을 보고 놀라워 하지만 이내 다정하게 대해 줍니다. 추워 보인다고 티셔츠도 주고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이야기를 외계인에게 털어놓습니다. 매일 밀턴과 샌드가 붙어 다니는 모습을 수상하게 본 조이스는 몰래 밀턴의 집에 방문하고 밀턴과 샌디 그리고 외계인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밀턴과 샌디는 조이스에게 들켜 당황하지만 이내 조이스도 외계인에게 친근하게 대해주며 본인이 과거에 잘 나갔던 이야기를 해줍니다. 샌디는 외계인에게 줄스라는 이름을 지어주기도 합니다. 세 사람은 줄스를 경계하지 않고 친절하고 친근하게 대해주며 알뜰히 챙겨 줍니다. 고장 난 우주선을 고치던 줄스는 고양이가 사체가 필요하다고 그림으로 설명해 줍니다. 세 사람은 줄스를 위해 사체를 구해오며 우주선을 고친 줄스는 다시 떠나게 됩니다.
관람후기
어느 날 갑자기 우리 집 앞에 외계인이 나타나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하며 영화를 보았습니다. 나도 밀턴처럼 경계하지 않고 대해줄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영화에 나오는 밀턴, 샌디, 조이스는 각자 사정으로 혼자 살아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외로워도 외롭다고 어디다 말할 곳이 없었던 그들은 외계인 줄스의 등장을 오히려 반겼고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줄스는 대답도 하지 않고 그냥 묵묵히 그들에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어차피 인생은 혼자라고 하지만 살아가면서 대화할 상대가 없다면 얼마나 외로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세 노인들은 시의회가 열릴 때마다 참석해 본인들에 의견을 냅니다. 유일하게 나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 매번 적극적으로 참석한 거 같습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외계인이 나오는 SF영화지만 화려한 CG보다는 서사에 중점을 둔 영화라고 소개했습니다. 밀턴에게는 외롭고 쓸쓸했던 생활이 줄스의 등장으로 인해서 활기차 보였습니다. 줄스는 낯설고 피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들에게는 속마음까지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