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을 생각하면 갓 구운 시나몬 롤을 꼭 먹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잔잔하고 따뜻함이 느껴졌고 평범하지만 저렇게 살고 싶었습니다. 우리 집 근처에도 카모메 식당 같은 곳이 있었음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무레요코의 소설 카모메 식당이 원작이며 영화를 보는 내내 일본 특유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자세히 오지 않지만, 소설 속 여주인공 사치에는 복권에 당첨되며 헬싱키에 식당을 차립니다. 어쩐지 장사가 잘되지 않아도 사치에의 여유로움이 느껴지긴 했습니다. 사실 소설은 읽은 적은 없는데 기회가 된다면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재미가 더 해 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는데 볼 때마다 느끼지만 오래전 영화라고 느껴지지 않은 세련된 영상미를 영화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카모메 식당 일본 영화 줄거리
카모메는 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합니다. 영화 초반 뚱뚱한 갈매기가 나오며 영화는 시작됩니다. 주인공 사치에는 헬싱키 작은 동네에서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식당을 오픈한 지 꽤 됐지만 손님 함 명 없이 영업을 끝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토미라는 청년이 식당을 들어오며 일본 애니메이션 갓챠맨의 주제곡 가사를 그녀에게 물어봅니다. 갑작스러운 그의 질문에 좀처럼 가사가 생각나지 않아 대답해 줄 수 없었지만 첫 손님으로 온 토미에게 평생 무료 커피를 제공해 준다고 말합니다. 어느 날 서점에서 무민의 골짜기를 읽는 일본 여성을 발견하며 갓챠맨 가사를 물어보게 됩니다. 그녀는 친절하게 가사를 알려줬고 둘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미도리는 세계지도를 펴고 눈 감고 가리킨 곳이 바로 헬싱키였다고 합니다. 사치에는 미도리에게 저녁 식사를 초대했고 일본 가정식을 대접받은 그녀는 눈물까지 보이며 감동을 합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미도리는 사치에에게 무급으로 카모메 식당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소심해 보였던 미도리는 핀란드에서 파는 식재료로 오니기를 만들어 메뉴 개발에 신경 쓰며 적극적으로 일합니다. 어느 날 사치에와 미도리는 시나몬롤을 굽는데 매번 식당 앞에서 사치에를 편견 어린 시선으로 보던 동네 아주머니들이 시나몬롤 냄새에 이끌려 식당으로 들어옵니다. 두 번째로 사치에에게 다가오는 한 여인, 그녀에 이름은 마사코 20년 간 부모님 병간호를 끝내고 핀란드로 여행을 오지만 수화물로 부친 캐리어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항상 카모메 식당 앞에서 누군가를 쳐다보던 핀란드 여성, 항상 화가 나 보였던 그녀는 어느 날 식당 안으로 들어와 보드카를 몇 잔 마시고 그 자리에서 쓰려지고 맙니다. 사람들은 그녀를 집까지 데려다주고 깨어난 그녀는 남편이 말 없이 나가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는 소리를 합니다. 각각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카모메 식당에 모여 마음을 나누고 서로에게 위안을 줍니다. 반전이나 화려함은 없지만 일상의 소소한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점차 늘어나고 손님들을 위해 바쁘게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납니다.
후기
극 중 미도리는 사치에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좋아 보여요, 하고 싶은 일 하고 사는 거", 영화를 보며 이 대사를 하는 미도리에게서 제 모습을 발견했었습니다. 항상 다른 사람들은 행복해 보이고 잘 사는 거 같아 보였고 남들과 비교하고 싶지 않았지만 제 마음속 어딘가에는 항상 이런 생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사치에는 답합니다. " 하고 싶지 않을 안 할 뿐이에요." 이 대답도 저를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각자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뿐, 사는 건 다 똑같은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느꼈을 감정은 아마도 따뜻함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낯선 땅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적대심을 갖는 게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며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위로하고 함께 시간을 보냅니다. 요새 같이 삭막한 세상 속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마음을 나눈다는 것은 쉽지 않다고 느끼며 영화를 보면서 어딘가에도 이런 인류애가 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실제로 헬싱키에는 카모메 식당이 있다고 합니다. 언젠가 헬싱키를 가게 된다면 그곳도 방문해 보고 싶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음식영화는 아니었으나 카모메 식당이라는 곳을 통해 일상에 소중함을 느끼며 따뜻한 위로와 인간관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